어떤 내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기사를 하나 읽었다(링크)


신앙인으로서, 세월호 참사 때 희생된 유예은 학생의 할머니로서 교회에서 장로라는 직분을 가진 사람으로서 손녀를 잃은 아픔을 말씀해주셨다.


가족 중 희생된 사람이 없었는데 이 글을 읽고 조금, 아주 조금 유가족의 마음에 가까이 가게 된 것 같다. ~~~~~~~~주 조금 말이다.


기사 내용 중에, 교회를 나가지 못하고 있는 유가족들이 있다는 부분이 마음이 아팠다. 아이가 천국에 갔을테니 이제 그만 상심하라는 말이 힘들었다고 하셨다.


김제동씨의 말마따나 슬픔은 함께 하고 옆에 있어줄 수는 있지만 그만 슬퍼하라고 할 수는 없는 법, 위로해준다고 하는 말이 오히려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이 되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하나님의 뜻" 운운하는 사람들은 정말 마음에 상처를 준다고도 하셨다. 이 일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표현을 하던지,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헤아려보자고 하던지 간에 세월호 유가족에게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표현은 피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어떻게 어린 학생들 수백명이 죽는 것이 "하나님의 뜻"일 수 있겠는가? 게다가 천재지변도 아니고 배가 기울기 시작한 시점부터 며칠의 시간이 흐르기까지 도무지 납득이 안되는 대응과 방치로 인해 일어난 인재에 대해 "하나님의 뜻" 운운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


 

"하나님의 뜻" 이라는 말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두렵고 또 쓰기 어려운 말이라 생각한다.

  

신앙을 가진 사람들 중에 자신의 의지를 부각시키거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을 대화에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 자신도 그랬던 적이 있음을 자백한다.

   

이 말을 하는 사람이 선교단체의 리더이거나 교회의 지도자인 경우 듣는 사람은 상당한 부담을 느끼거나 갈등을 하게 된다. 내가 그 사람의 말을 듣지 않으면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셈이 되기 때문에...

   

나는 이런 경우 십계명에서 무려 3개의 계명을 어기는 것이라 생각한다.

 


첫 번째, 임의로 하나님의 뜻이라 말하면서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망령되이) 말하므로 셋째 계명을 어기는 것이다.

 

두 번째, 하나님 대신 자신이나 현재 상황에 관련된 그 무엇을 실제로는 섬기는 것이므로 둘째 계명도 어기는 것이다.

 

세 번째, "하나님의 뜻"이라 함부로 말하면서 하나님이 아닌 다른 신을 둔 것이므로 첫째 계명까지도 어기는 것이다.

 

 

매우 큰 일이라 생각한다. 나부터도 "하나님의 뜻"이라 말하거나 생각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

 

잠시 다른 곳으로 샜는데, 이 분의 글 중에 이런 부분이 있다:


지금까지의 일들을 잘 감당하게 해 주시고,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는 한 명이라도 양심선언을 하도록 역사해 주시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때부터 하나님께 따지는 기도는 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이 사건의 진상이 규명될 수 있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건강한 사회, 함께 기뻐하는 사회.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나도 기도한다. 

 

어떤 일이 있었고, "그것이 알고싶다"에 나온 것처럼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누군가 입을 열어 말할 수 있도록 용기와 지혜를 하나님께서 그 사람에게 주시도록 기도한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약하고 작지만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되어져 온 우리 사람 중 누군가를 통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그리하여 교회를 떠나게 되고, 나아가 신앙을 접게 되었다 하여도 할 말이 없을 세월호 참사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Posted by 초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