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내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새 정부의 영어교육과 관련하여 하루가 멀다하고 각종 소식들이 들려오는데 모두 하나같이 핵폭탄과 같은 변화를 수반하는 내용이어서 정신이 없을 정도이다.

정부가 국민들의 관심을 얻고 나아가 지지를 얻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 제일 효과가 좋고 자극적인 것은 공포정치이다. 공포(fear)정치란 무엇인가? 무언가 위협이 될 수 있는 요인을 크게 부각시켜 공포심을 유발시키고 방어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어 정부의 말을 듣게 하고 정부가 하는 일에 찬성하도록 만드는 정치를 말한다.

미국이 9.11을 통해 이라크를 침공할 때 사용한 것이 대표적인 공포정치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 대선이나 정치가 어지러울 때마다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을 언론을 통해 부각시켜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고 불안감을 고조시켜 정부의 말을 듣게 해 온 것도 공포정치의 일환이다.

이제 공포정치는 약발이 약해진 감이 있다. 인터넷이나 자유로운 의견개진이 어느 정도 가능해져 무조건 겁을 주어 말을 듣게 하는 것이 잘 안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정부는 공포를 느낄 거리를 제공하는 대신 국민들의 시선을 붙잡을 수 있는 관심거리를 제공하는 것 같다. 시선을 돌리고자 함에는 변함이 없으나 대상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온 국민이, 적어도 자녀가 있는 국민은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교육, 그것도 영어교육을 통해 시선을 돌리려는 것이다. 입을 딱 벌릴 정도로 희한한 정책을 매일 토해 내면서...

그럼 무엇으로부터 시선을 돌리려 하는가? 다른 무겁고 반발을 불러일으킬 만한 모든 주제들로부터일 것이다. 의료 보험 제도 개선이라든지, 기타 일본의 앞잡이였거나 기존 기득권이 행복해 할 모든 정책을 영어교육에 쏠린 국민의 시선들 밑으로 진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을 보수꼴통 언론 중 하나가 "잃어버린 10년"으로 묘사했다고 한다. 어떤 블로거의 말마따나 10년 동안 씹을 거리를 제공했으니 해당 언론에게는 잃어버린 10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암튼, 지난 10년 동안 정부는 국민 대다수가 의료 혜택과 복지를 고루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이런 저런 모양으로 억제, 혹은 조절을 해 왔다. 그런데 새 정부는 신자유주의에 확실하게 입각하여 의사들도 돈을 더 잘 벌게 해 주고 기존에 돈 벌던 사람들도 더, 더 잘 벌게 해 주기 위해 노력할 모양이다. 의사들, 돈 지금도 잘 벌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의대 입학해서 전문의까지가 긴 여정이긴 하지만 임용처럼 TO를 두고 경쟁해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일정 점수만 맞으면 합격하는 의사고시를 치르고 나면 제약회사들에서 바치는 각종 리베이트부터 시작해서 사회의 보장된 계층으로 유지되는 것이 의사들이다. 돈을 잘 벌면서 왜 더 잘 벌려고 할까? 의료보험 제도가 바뀌게 되어 의사들이 돈을 더 잘 벌게 되면 그 추가 비용 부담은 바로 일반 서민들의 몫이다. 친미 사대적인 경향의 새 정부가 미국의 의료 보험 제도와 유사하게 진행을 하게 된다면 화씨9.11의 마이클 무어 감독이 만든 Sicko 영화처럼 가진 사람은 혜택을 누리고 없는 사람은 돈이 없어 병원에도 가지 못하게 되는 끔찍한 일이 생기기 시작할 것이다.

의료 보험 제도 개선(개악이라 해야 겠지?) 외에도 기득권을 친절하게 배려할 정책들은 많을 것이다. 부동산, 대기업 등등등. 최대한 영어교육을 부풀리고 때려서 다들 거기에 신경을 쏟게 만들고 뒤로 살살 다른 것들은 넘기고...

그런데 앞에서 다른 정책들을 넘기기 위한 방패막이로 사용되고 있는 영어교육 개선 건도 들여다 보면 큰일 날 조짐이 훤히 보인다. 이주호는 누구인가? 바로 미발추와 군미추를 지지하여 법안 통과 시킨 사람이다. → 관련링크

교사가 되기 위해 시험을 통해 자신을 준비하여 현장에 나가야 한다고 하는 교원 임용 경쟁 시험이 처음 실시되었을 때 사범대 학생들의 반발이 있었다. 사범 대학 나오면 그냥 교사가 되어야지 웬 시험이냐고. 그래서 막말로 배째고 임용고시를 치르지 않고 그 동안 다른 일을 하거나 애 낳아 기르다가 이제 교사 직업 괜찮은데 어떻게 좀 해 볼 방법이 없을까 하여 정치인들에게 로비하고 전교조와 손잡고 말도 안되는 커트라인으로 합격을 하거나 별도로 지나가던 개도 합격할 쉬운 문제를 만들어 억지 합격을 시킨 후 교단에 내보내는 일이 있었다. 바로 군미추와 미발추이다. 사립대 사범대는 그나마 배제되고 국립대 사범대생들에 한하여 이런 막강한 배려를 해 주었었다. 몇년에 걸쳐 지금 이 순간까지도 바로 옆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사람은 다양한 시대에 태어난다. 내가 지금 이 시대에 태어나 이 시대에 맞는 방식으로 살려고 애쓰는 것처럼 각자 자신의 시대에 맞게 노력하여 앞길을 열어야 한다. 그런데 이 미발추 와 관련된 인간들은 이러한 시대에 맞는 생존 개념을 철저히 무시하고 로비를 통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시도, 성공한 사람들이다. 시대에 맞게 교사에게 요구되는 자질을 갖추는 대신 쉬운 방법으로 교단에 서려고 하는 이들이 과연 참다운 교사가 될 수 있을까? 소위 "참교육"을 부르짖는 전교조 건물에 미발추 사무실이 있다는 사실은 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상충되는 이야기 아닌가? 어떻게 이런, 걸맞는 노력을 기울이는 대신 다른 힘, 즉, 金力을 쏟아 교단에 선 작자들이 "참교육"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공교육을 살리고 참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사람들을 교단에 세워야 한다는 기본 중의 기본을 무시하는 의원나리, 이주호가 이젠 영어교사도 마음대로 뽑겠다고 나섰다. 물론 그간의 작태를 볼 때 놀랄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이제 막 딴 사람이 바로 실무에 투입되어 기업의 SI 수주형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없듯 몇 개월짜리 테솔(TESOL) 자격증 딴 사람이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할 때 정말 가슴이 터질 듯 갑갑함을 느낀다.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했듯 나는 기본적으로 영어교사는 영어를 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토익 점수도 곧잘 나오고, 말하기와 쓰기도 되고, 물론 듣기/읽기/말하기/쓰기의 4가지 영역(4 skills)을 가르칠 수도 있고.... 하지만 교사는 말하고 쓰기만 잘 하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은 현재 체력 조건 상 농구를 못하거나 설사 농구를 잘 해 본 적이 없어도 농구팀을 훌륭하게 이끄는 농구 코치와 1:1 비교를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으나 교사 자신의 영어 실력만이 교사를 평가하는 항목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교사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을 파악하고 각각의 학생들에 대해 교육학과 전공 교육학에 의거 스스로 공부해 나갈 수 있도록 자양분을 공급하며, 지식의 전달과 아울러 전략적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정의적(affective) 배려를 덧씌워 주는 직업이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학생이 스스로 움직이는 동기를 갖추고 당면한 과제를 넘어 평생 살아가며 부딪치는 모든 일에 취사선택하며 자신의 소질을 살려 새로운 세대를 이루어 발전하게 만드는 직업인 것이다. 자신이 무엇을 잘 하는 것과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는 것은, 감히 말하건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일이다. 영어를 듣고, 말하고, 읽고, 또 다소 쓸 줄 안다고 해서 교단에 서서 영어를 가르칠 수 있다고 착각하는 인수위와 이주호는 문자 그대로 "탁상공론"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아, 자기가 총장으로 있는 숙대 테솔 과정을 홍보하느라 광분하는 이경숙 인수위원장도 빼먹을 뻔 했다.

이런 일화가 있다. 중등 영어 교사 자격증(정교사 2급일듯)을 가진 사람을 한 초등학교에서 불러다가 기간제로 채용, 영어 수업을 시켰다. 어떻게 수업을 하나 하고 들여다 보니 칠판에 S → V 이러고 있더란다. 여기서 S는 subject(주어), V는 verb(동사) 렸다. 애들 왈, 우리 담임 선생님이 영어 더 재미있게 가르쳐 주세요, 영어 선생님 바꿔 주세요~ 하더란다. 바로 짤렸다고 한다. 학생에게 영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관련 서적과 영어교육론 학업을 접한 중등 영어 교사도 초등 학생에 맞게 준비하고 연구하여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수업을 하는데 실패했다는 말이다. 그럼 이런 영어교육과 교육 전반에 관한 공부가 "전혀" 없고 테솔 자격 따고 외국 물 좀 먹은 사람들, 혹은 영어"만" 좀 한다는 어중이떠중이들이 일선 현장에서 어떤 교육을 할 수 있겠는가? 자신이 배운 테솔 내용을 그대로 읊어 주거나 유창하게 혼자서만 떠드는, 따로 도는 교육을 하지 않겠는가 이 말이다. 게다가 영어 좀 한다는 주부에게 한 달 263만원을 주어 가며 4~5년 기간제 교사로 일하게 한 후에 정교사로 전환한다니(관련링크) 경력 5년 초등교사가 한 달 200만원 조금 넘는 돈을 받는 것을 감안할 때 정말 기가 찰 일이다. "영어 좀 하는 가정주부" 자격요건에 해당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나?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로비라도 했나? 사범대에서 영어교육과 전공, 복수전공, 부전공하면서 자신을 닦고 갈아 교사가 되기 위해 준비해 온 전국의 수많은 사람들은 인수위에게는 정녕 자원으로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또, 정부가 그렇게 돈이 많았나? 한 달에 263만원이 누구 집 개 이름이란 말인가? 그 돈을 먼저 써야 할 곳을 인수위에게 가르쳐 주자면, 학급 당 학생 수를 줄여라. 그러면 비단 영어 뿐 아니라 "모든" 교육의 질이 바로 높아질 테니. 경제 성장률 어쩌구 하면서 OECD 이름 팔지만 말고 OECD 기준 학급 당 학생수가 되도록 학교와 교사를 늘리란 말이다. 그러면 공교육 전반적인 발전을 보장한다. 거기에 돈을 쓰고 나서, 그리고 나서 기존 영어교사에 대한 제대로 된 연수와 신규 교사와 사범대 영어교육학과에 대한 질 높은 지원을 부탁한다. 그 다음에는 자격 요건을 갖춘 원어민 보조 교사를 뽑아 배치해라. 여기까지만 해도 돈 수억, 아니지, 수조 들어갈 꺼다. 제발 돈 쓰는 요령을 알기 바란다. 나이도 드실 만큼 드신 분들이 왜 돈 쓰는 요령을 이리도 모를까? 응?

2가지를 다루었다. 영어교육을 방패로 물밑으로 챙기고 있을 기득권 챙기기 움직임에 대해 깨어 있자는 것과, 영어교육 자체에 포함된 말도 안되는 측면들과 정말 투자해야된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에 대해.
Posted by 초월자
광주시에서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EPIK) 관리지침을 내 놓았다.

자격요건, 거주, 보수, 휴무 등 상세한 사항들이 명시되어 있다.

자격요건을 갖춘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게 되면 원어민 보조교사 관련 문제 해결이나 수업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리라 여겨진다.

첨부 파일 참조.
Posted by 초월자

뭐 심층분석을 한 것도 아니고 일본에 물어서 세부적인 현황과 사례들을 챙긴 것도 아니다. 하지만 "원어민 교사 자격과 정부 관리를 강화하는 법안이 의원입법 형태로 국회에 계류 중"인 우리 나라(2007-10-18 중앙일보 사설)보다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일본에서는 1990년대부터 돌아가고 있다.

첨부 파일은 일본 정부의 원어민 채용 사이트에서 캡쳐한 글들과 지원자용 체크리스트 pdf 파일을 압축한 것인데,(관련 사이트 주소 포함)

대략 본 바에 의하면,

JET는 일본 공립 중등학교(중학교, 고등학교) 원어민(미국인) 교사 채용 프로그램이며,

원어민 교사로는 미국의 3년제 교대/사범대 출신자 또는 4년제 정규대학 졸업자(전공불문)이어야 하고, 이외 기타 3년 이하 전문대 졸업자는 해당이 안된다.

또한 반드시 해당 졸업 학교에서 직접 출력하여 날인한 졸업/성적 증명서 첨부해야 하며(인터넷 다운 출력 인정X), "모든" 학부, 대학원, 해외 연수 성적표(transcript)를 첨부해야 한다.

연봉은 세전 3천만원 정도이며(오늘 표준 환율-100엔 827원 기준 계산, 일본 정부 사이트에는 360만엔으로 되어 있음), 일본 내 14개 인구 50만 이상 도시에 배치되게 된다.

일본 내 대학교, 사립 중등학교, 학원 채용과는 무관하다.

일본에서도 중등학교 원어민 교사에 교육학이나 영어교육 전공자를 뽑아 배치하는 것은 쉽지 않기에 3년제는 미국 사범대, 4년제는 전공 불문하고 학생과 잘 어울리며, 일어와 일본 문화를 배울 준비가 되어 있는 미국 시민권자를 뽑아 필요한 지역 교육청과 합의하여 배치하고 관리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기사(2003-1-21 동아일보)에 난 것처럼 "유아외국어 학원을 경영하는 학원장 15명을 심층면접한 결과 원어민 교사 채용기준인 E-2 비자는 4년제 대학 이상의 졸업자면 모두 받을 수 있어 채용시 전공이나 경력을 참조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응답했다." 는 내용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4년제 대학 이상 졸업자임을 실제로 그러한지 검증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 정부의 관여 없이 사설 학원에서 운용하기에는 비용이 크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정부는 그렇다면 이런 체계적인 채용 시스템을 어서 만들고 인력 풀을 통해 공, 사립 중등학교나 초등학교에 원어민교사를 지원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인 영어교사 연수에도 신경을 써서 원어민교사가 교육학적으로 바른 수업을 하는지 같이 살피고 협업교수(co teaching)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함은 물론이다. 적어도 일본에 영어 교사/강사로 들어가기가 까다로워 개나 소나 한국에 들어와 다양한 사건, 사고를 일으키는 현재 모습은 개선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박근혜 정책 관련 언급 내용 중에 보면, 추산된 바에 의하면 원어민교사 채용비용이 연간 평균 1650억 정도이고, 영어교사 연수에 연간 340억 정도가 든다고 한다.

단순한 숫자로만 보면 너무 큰 돈이기에 판단하기 어렵고 감이 잡히지 않지만 균형 잡힌 투자 또한 필요하다고 본다.

조중동, 발끈해 등 검색되어 인용한 자료들의 출처가 하필 딴나라나 보수꼴통 언론인 것은 양해를 구한다.

Posted by 초월자
먼저 우리말로 예를 들어 보자.

"꽃잎"을 어떻게 발음하는가? → /꼰닙/과 같이 발음할 것이다. 왜 그렇게 발음되는가? 잎이 종성까지 있는 음절이기 때문에 "꽃"이 /꼰/으로 발음될까?

그럼 "꽃이"는 어떻게 발음하는가? /꼬치/라고 발음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이"가 주어격 조사가 아니고 이(tooth)를 가르키는 말이라면, 즉 꽃으로 만들어진 이를 치아로 가진 인형이 있다면 "꽃이"는 어떻게 발음될까? /꼰니/와 같이 발음될 것이다.

자세하게는 국어교육과나 국어의 언어학을 배운 사람에게 물어봐야 겠지만 단순히 "꽃" 뒤에 붙는 말의 초중종성이 갖춰진 여부가 아닌, 명사 "꽃" 뒤에 또 다른 명사가 올 때와 조사가 올 때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특성을 우리가 배우기 전에 알 수 있을까? 당연히 없다. 외국인에게 우리는 한국어를 모국어로 말하고, 아주 잘 하는 이상적인 모델이 될 수 있지만 한국어를 가르치는 데에도 이상적인 것은 아닌 것이다. 대부분 외국인이 왜 어떤 때는 /꼰니/라고 하고 어떤 때는 /꼬치/라고 하냐고 물으면 "그냥 그런 거야, 자꾸 듣다 보면 알게 될거야~" 라고 둘러댈 것이 분명하다. 그것은 궁금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방법은 절대 아니다. 우리가 한국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한국어를 배운 만큼 그네들에게 우리나라에서 죽치고 살고 있으라는 말과 다름이 없다. 한국어를 집중적으로 배워 돌아가야 하는 사람에게는 절망적일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 국어의 원리와 구조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친다면 외국인이 궁금해 하는 것이나 국어의 특징을 잘 잡아 비교해 주거나 가르쳐 주어 효율적인 학습을 하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동일한 것이 영어에도 적용된다. 무조건 많이 듣고 읽어라라고 학생들을 내팽겨쳐 두면 저절로 영어가 늘기 어렵다. 적절한 내용 전달과 함께 우리말과는 많이 다른 영어의 구조에 대해서도 같이 지도해 줄 때 효율적인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다.

원어민들이 영어를 가르치는 것에 대해 배우지 않은 이상 교과서의 회화 부분을 유창하게 읽어 주거나 생활회화 차원에서 표현들을 일부 가르치고, 작문을 보고 나는 이렇게 쓸 것 같다라고 자신의 표현을 적어 주는 것이 한계가 될 것이다. 왜 이 학생은 이 부분을 어려워 하는지 알 수 없다. 어떤 영어 표현을 학생이 쓸 때 영어식 동사나 표현을 쓰는 대신 한국어의 해당 동사를 번역해 쓰려고 하기 때문에 어색해 진다는 것을 알 수도 없다. 영어의 어떤 원리를 가르쳐 주면 이 막힌 부분이 뚫릴 지도 알 수 없다. 해당 학교의 영어교사들과 의사소통이 되려면 영어를 한국에서 가르친다는 것에 대한 합의와 의견일치, 혹은 토의를 통한 공감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영어교육이나 언어학에 대해 문외한인 원어민은 대화도 통하지 않는다. 결국 모 사대부중 원어민 강사의 경우와 같이 한 학년당 7개반인 중학교에서 전 학년 일주일에 1번씩 21개 수업을 들어가 웃으며 교과서의 일부를 유창하게 읽어주고 아이들과 떠들다가 국공립에서는 돈을 짜게 준다며 인근의 영어마을이나 학원으로 떠나버리는 하는 사태로 이어지게 되기도 한다.

영어교육 관련 책들과 수업을 통해 20세기 전반부터 외국어를 가르치는데 어떤 방법의 변화가 있어 왔는지, 언어학이나 영어학을 통해 언어는 어떤 특징이 있으며 영어는 또 어떤 특징이 있는지 분야별로 고민해 보지 않고서야 어찌 영어를 가르칠 수 있겠는가? 물론 4 skills(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가 같이 갖춰져야 할 것이다.

무조건 원어민이면 다 된다고 볼 것이 아니라 어떤 원어민인가에 대해 더 살펴 보고 어줍잖은 원어민을 선택하느니 자신은 영어를 외국어로써 고생하며 배웠지만 남에게는 더 쉽게 가르치기 위해 여러모로 고민하고 노력한 한국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원체 대통령 선거는 "차악"을 뽑는 선거(누가 덜 나쁜 놈인가?)라고는 하지만 기왕이면 영어 교육에 대해 제대로 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 주길 바란다.
Posted by 초월자

이건 뭐 책 10권짜리 내용에 해당하는 주제를 제목으로 달아 놓고 뭘 어쩌자는 건지... --;


명백한 명박형님이 내어 놓은 교육정책을 놓고 사람들이 말이 많은가 보다. 자립형 사립고를 100개 (사실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을 공부한 사람이면 알겠지만 다중지능이론에서 지능은 8개가 아닌 8개 이상의 다수를 의미하므로 자립형 사립고 100개는 그냥 무한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As many as you wish) 세운다고 했다. 자립형 사립고라면 민족사관고와 같은 교육부와 무관하게 운영할 수 있는 사립 중등 교육기관이겠다.


누가 자립형 사립고를 세우려고 하고 누가 보내려고 하는가? 여러 종교교단에서 세우려고 하는 교육기관이 있다. 지금까지는 쉽지 않았으나 규제가 풀리면 세우는 것이 한결 쉬워진다. 극동방송의 김장환 목사님이 세운 수원의 중앙기독초등학교와 연계되는 중앙기독중학교(가칭), 중앙기독고등학교(가칭)도 세워질 것이고, 기타 다른 종교나 단체에서도 다양한 학교를 세울 것이다. 그리고 1년에 약 1,000여만원 정도 하는 교육기관에 국내에 좋은 직업이 있고 더 나은(더 낫길 바라는) 교육을 자녀에게 시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자녀를 보낼 것이다. 어떤 학교는 돈을 더 받기도 할 것이고 또 어떤 학교는 1,000만원 정도를 받되 교육의 질이 떨어지기도 할 것이다. 해외 원정 골프치러 가서 외화 낭비하지 말고 (물론 골프 말고 다른 종류의 쇼핑도 하기 위해 나가시겠지만) 골프장 많이 만들어줄테니 국내에서 골프치라고 하여 자연환경 훼손에 일조했던 기존 정부의 작태와 비슷한 느낌 들지 않는가? 골프보다 학교가 낫긴 하지만 말이다.


그럼 영어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서 이런 학교에 교사는 누가 될 것인지도 생각해 보게 된다. 딩동댕~! 물론 원어민. 중앙기독초의 경우처럼 영어교육을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지인의 소개로 전공과 상관 없이 대학 교육 정도(college? university?)를 받은 건실한 호주, 캐나다, 미국, 뉴질랜드 출신의 독신, 부부 외국인들을 데려다 채용하겠지. 국가수준의 교육과정과 외국어 교육에 대해 수많은 사람들이 연구하고 노력하여 6차, 7차 나아가 곧 나올 8차까지 교육과정을 고민하여 내놓고 있지만 자립형 사립고의 원어민 교사들은 학교 자체의 정책과 교재, 자신들의 특색에 따라 이러한 교육과정과는 무관하게 영어를 가르치겠지.


영어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자립형 사립고가 많이 세워진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셈이다. TO와 연결되지 않으므로. 오히려 기존 학생들 중 있는 집 아해들이 빠져나가면서 학생수가 적으니 교사도 줄이겠다는 위협을 받으면 모를까. 그럼 명박의 교육개혁 중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생활영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는 어떤 말일까? 잠시 과거에 있었던 일과 진행중인 일을 보도록 하자.


과거에 현직 교사들의 토익(TOEIC)점수가 낮다는 기사로 인해 논쟁이 많이 있었던 때가 있다. 700점도 안나온다는 둥... 나는 기본적으로 토익을 잘 봤다고 해서 영어(특히 말하기와 작문)를 잘 한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영어 잘 하는 사람치고 토익 점수 낮은 사람 없다는 입장에 동의한다. 영어교사라면 토익을 잘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교사란 토익만 들이파는 직업이 아니다. 교사의 일은 크게 3가지, 수업, 학급관리, 행정업무처리이다. 이 3가지를 모두 잘 하는 수퍼교사도 있겠지만 대개 강점과 약점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다양한 교사들에게 토익 점수 낮으면, 심한 말로, 퇴출! 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지금 교사들 중에 30대부터 그 뒤로 쭈~욱 토익 점수 낮은 사람이 줄줄이일테니.


그럼 명박의 계획은 현직 교사들은 교원평가제를 통해 조금씩 영어로 수업을 하거나 자신의 영어실력이 뒤쳐지지 않도록 관리하되 임용 제도를 엄격하게 하여 영어수업이 가능한 사람을 뽑고 영어실력을 확인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내년부터 임용제도가 그런 방향으로 바뀌지 않는가? 그리고 교원평가제도 지금 실시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럼 결국 명박이의 교육개혁은 자립형 사립고 규제 완화밖에 없는 것이란 말이 된다. 대통령 임기 기간 동안 영어 교사들이 모두 원어민의 혀를 이식받을 수도 없고 자립형 사립고에는 한국인 영어교사가 들어가지 않을테니 청년 실업률 줄이기와도 무관하며, 임용제도 변화와 교원평가제는 이미 실행되기로 했으니 말이다. 게다가 고교평준화 해지라니... 엄!청!난! 파란을 몰고 올 것이 明白하구나~


자립형 사립고에 세금만 퍼주지 마라. 대신 세입이 저조한 지자체에 지원이나 좀 빵빵하게 해서 이른바 OECD 급 선생 당 학생수가 가능하도록 교사를 채용하는데 신경을 좀 써 주라. 그러면 학생수는 자립형 사립고로의 유출이나 저출산으로 인해 적어지더라도 수업의 질은 올라갈테니. 또한 7차 교육과정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개별화 지도를 통해 명박이가 부르짖는 중등교육 이수시 생활영어 가능자가 나올 확률도 더 높아질테니 말이다. 물론 기천만원씩 들어가는 자립형 사립고에서는 생활영어 가능 여부는 무관할 얘기일테니 패스.


아, 또 한가지. 인터폴에서 쫓고 있다는 아동 성추행범 크리스토퍼 폴 닐의 기사를 보았다. 지금은 잡혔다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2007년 8월 15일부터 2달 가까이 광주의 한 외국인 학교에서 버젓이 근무하다 신분이 알려지면서 태국 방콕으로 튀었다는 기사를 보며 하고 싶은 말은 제발 어중이 떠중이 외국인 강사들 천문학적인 비용 들여가며 국공립학교에 일하게 하지 말라는 말이다. 2000년 처음으로 한국에 발을 디뎌 우리 나라에 들락거리면서 경기도 등지부터 광주에 이르기까지 영어학원 강사, 고등학교 원어민 교사등을 했다니 제발, 7년이나 된 일이란다. 일본은 외국인이 영어강사하려면 까다롭게 심사한다면서? 그래서 일본에 못 들어가는 인간말종같은 놈들이 한국에 와서 학원에서는 영어교육의 ㅇ 자도 모르면서 그냥 씨부리고 밤에는 또 양놈들이라면 사죽을 못쓰는 양순이들이나 영어공부 좀 해 보려는 선량한 한국여성들 꼬셔서 상처입히고... 마약하고 추태부리고 말이지. E-2 취업비자? 그거만 있으면 영어를 가르치도록 놔두냐? 영어교육석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영어교육 관련 학사까지는 적어도 해야 영어를 가르치도록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이 말이다. 자격 검증은 생략한 체 원어민 교사 채용 위해 쓰는 천문학적인 돈은 누구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인지 묻고 싶다. 정부는 검증을 잘 하여 원어민을 뽑고 또 현직, 예비 영어교사들의 자질을 높이는데 투자하고, 나아가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데 써 주기 바란다.

Posted by 초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