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내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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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9.02 수퍼 콤보 어택!

어제는 날이었나 보다.


1.

수업 시간에 한 학생이 의자를 메쳐서 의자 아래 다리와 연결된 플라스틱 받침 부분이 떨어져나왔다.


살펴보니 속에 고정용 나사가 동강 부러졌다.


행정실로 망가뜨린 아이와 동기부여한(?) 아이를 의자들려 보냈다.


제발 서로 오해살만한 짓 하지 말고 자기 할 일 하면서 조용히 살자, 얘들아...


2.

퇴근하면서 행정실에서 수학여행 학생용 책자를 하나 챙기고 회계 담당 직원분하고 교육청에서 요구한 수학여행 실시 전 점검표 관련 이야기하다가 안전요원을 주간 2명, 야간 2명으로 과업설명서를 통해 요청했는데 주간 2명만 안전요원으로 확보하고 야간은 안정요원이 아니라 야간 경비로 처리하는 계약서를 여행사에서 받았다는 말을 듣고 멘붕.


수학여행 규모에 따라 안전요원 의무 채용 조건이 달라지는데 현재 학교는 100명이 조금 넘는 규모로 낮에는 두 팀으로 나눠 소규모로 진행하고 밤에는 같은 숙소를 사용하므로 중규모가 된다.


중규모가 되면 안전요원 채용이 의무이며, 두 명의 안전요원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위탁 계약을 한 여행사에서 야간 안전요원 구하기가 어렵다고 임의로 야간 경비로 대체한 것이다. 내가 교육청에 수학여행 이틀 전까지 보고하는 점검 목록 관련 대화하면서 안전요원 명수가 이상한 것을 발견하지 않았으면 중규모에 의무 확보인 야간 안전요원 없이 수학여행을 할 뻔 했다.


잘 끝나도 나중에 문제가 될 터인데 만약 밤에 무슨 일이나도 나봐라. 나는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학년부장이 되고, 책임을 지게 된다.


그런데 이 여행사 대표이사 왈, 다른 중학교가 어쩌고, 교육청 담당 장학사와 통화해서 이 부분을 좀 완화시켜 달라고 어쩌고... 저기요, 그런 거 지금 필요 없고, 우리 학교와의 계약을 얘기합시다. 의무로 된 사항을 지키지 않은채로 진행이 되면 당장 문제가 되니 확보를 해주셔야 겠습니다.


구하도록 최선은 다해보겠다는 말에 폭발. 그럼 구해보다가 정 안되면 진행하겠다는 이야기냐? 나도 교육청에서 필요 이상으로 까탈스럽게 구는 부분들 여러가지 불만 있고 나중에 완화되길 기대하고 있으며 야간 안전요원 관련 추후 점차 완화시키는 것은 그렇게 하기로 하고, 매뉴얼에 지키도록 되어 있는 부분은 일단 지켜야 할 것 아니냐고, 과업설명서에 명시한 부분에 대해 왜 일언반구도 없이 멋대로 바꾸냐고, 나랑 의사소통을 빨리 했어야 하지 않냐고 묻자 빨리 말하지 않은 것이 선생님에게 불편했냐고, 지금 상황을 설명하는 건데 왜 언성을 높이냐고 묻는다.


말귀를 못알아 듣는구나...


작년 여행사도 야간 안전요원을 구하기 위해 고생했던 것 안다. 하지만 결국 구해서 진행했고 올해도 그렇게 진행을 해야만 한다. 요구되는 항목이므로. 그런데 비용도 더 저렴한 야간 경비로 멋대로 바꿔놓고 이젠 그냥 가자고 하니 열불이 났다. 그럼 과업설명서 보고 안되겠다 싶으면 아예 처음부터 입찰을 들어오지 말든가.


자기네 직원을 추가로 보내서 야간에 세우든지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나오자 반드시 자격 요건이 되는 사람으로 두 사람 야간 안전요원으로 세우라고 말하고 끊었다.


혈압 대 상승.


소규모, 중규모, 대규모에 따른 주, 야간 안전요원 확보와 관련된 부분의 의무성 여부를 잘 모른다면 수학여행 여행사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본다.


입찰을 위한 과업설명서의 조건을 임의로 고친다면 장사의 기본이 덜 된 것이고.


변동사항에 대해 연락도 없다는 것은 학교를 호갱으로 본다는 것이다. 작년 수학여행 때 공연 관람 관련해서 다른 공연 상연중으로 무대 세팅 다 되어 있는 공연장에 비는 날 일회성으로 무대가 필요 없는 공연 형식으로 학교 관람하게 하여 이게 뭐냐고 따지느라 참 힘들었는데 수학여행이 여행사나 공연 중계업체에게는 호구삼기 딱 좋은 이벤트가 아닌가 한다. 한번 질러보고 넘어가면 돈 더 벌고 좋고, 따지면 합리화하다가 그럼 말고~ 식으로 원래대로 돌아가고... 이러는 와중에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받고 혈압도 오르는 등 담당자는 늙어가고... 개x식들. 돈 더 깎자는 것도 아니고 지킬 것 지키자는데 이렇게 힘들어서야...


수틀리면 수학여행 취소하고, 교육청 행정국 교육자치과 법무팀 협조 구해 소송 걸고, 광주지역 초, 중, 고등학교에 모두 공문 보내 OOO이가 대표이사로 있는 OO여행사하고는 절대로 수학여행 계약하지 말라고 해버릴라. 확!


3.

대기하던 병원 대기시간을 획기적으로 덜 지루하게 해준 여행사와의 통화를 마치고 진료 직전 체온 체크. 37.8도.


예? 뭐라구요?


37.8도.


ㅠㅠㅠ


코도, 목도 상태가 좋지 않다면서 주사 맞고, 3일분 약 먹고, 밤에 보일러 한 30분 틀어놓고 자란다.


다음 주 수학여행인데 몸이 협조를 해주지 않는군.


4.

집에서 꼬마들과 이야기를 하는데 태권도장에서 어떤 9살 형아가 도장 한 복판에서 여자애들이 다 보는데 꼬추 내놔보라고 해서 쌍둥이 두 녀석 모두 꼬추를 공개하는 일이 있었단다.


처음에는 혼날까봐 꼬추는 내놓지 않았다고 하더니 내가 그걸로 혼내지 않고 오히려 걱정해서 사범님한테 그 아이에게 상담을 좀 해달라고 요청하는 전화를 하는 것을 보더니 내놨다고 털어놓는다.


속상했다. 9살이면 그게 어떤 의미인지, 창피한지 어떤지 다 아는 놈일텐데 이 xx 놈의 시키가 7살 동생들에게 그런 짓을 시켜?


5.

사범님과의 통화를 끝내고 아내가 한 녀석에게 열이 좀 있는 것 같다고 해서 체온을 재보니 37.9도.


아.... ㅠㅠㅠㅠㅠㅠㅠ


9시에 해열제 먹이고 새벽 1시 30분에 추가로 먹이고 뻗었다.


아침에 좀 늦게 일어나서 8시 50분에 체온을 재보니 38.9도.


또 시작이로군. 끝이 없네, 끝이 없어 이 병원 놀이.


오늘 오전 병원에 데리고 가서 보니 목이 많이 부었고 상태가 좋지 않아 며칠 더 열이 있을 수 있다고. 다른 아이도 목에 조짐이 보여 열이 날 수도 있으니 열 체크 잘 해보라고...


올 여름 두 녀석이 번갈아가며 병원을 다니더니 살짝 괜찮다 싶으니 또 시작이야. 후...



이렇게 어제 5콤보를 얻어맞고 나니 쫌 힘들었다. 오늘은 그래도 기분이 좀 나아졌다. 역시 사람은 잠도 자고 밥도 먹고 그러면 힘이 나는 듯.


주말엔 그냥 푹 쉴란다. 나 좀 제발 그냥 내버려둬...



Posted by 초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