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내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거의 1년이 되어가는군, 마지막 블로그 글 쓴 것이^^


쌍둥이 육아는 너무 힘들어.


사실 이전 학교에서 육아휴직을 하려고 했는데 못했고,


새 학교에서 바로 육아휴직 쓰겠다고 하기가 미안해서 2년째 되는 올해 1학기에 육아휴직을 신청, 현재 휴직중이다.


아침에 아이들 준비시켜 어린이집 데려다주거나 어린이집 버스에 태워보내고,


알레르기 있는 큰 아이 도시락이나 반찬, 혹은 메뉴에 따라 간식을 아내가 준비하면 어린이집에 갖다 주고,


아내와 증심사 쪽으로 해서 등산을 가볍게 하거나 집안 일을 하고,


아내가 전화로 주문을 해 놓으면 봉선동 한살림에서 장을 봐 오기도 하고,


아이들 컨디션 따라 병원에 가야 하면 좀 일찍 데리러 가서 병원에 들렀다 오고,


아니면 하원 시간이 되어 버스에서 내리는 아이들 마중나가 같이 뒷쪽 놀이터에 가서 놀아주거나, 아니면 자전거로 동네 돌아다니는 것 함께 해 주고...


저녁이 되면 목욕을 시키고... 엊그제부터는 매일 목욕을 시키고 있다. 날이 더워져서 땀으로 범범이 되고 슬슬 땀띠가 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둘을 한 번에 욕실에서 씻겼는데 한 아이 씻기는 동안 다른 아이가 몸이 식어 감기가 걸리곤 해서 이제는 한 마리씩 번갈아가며 씻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5월에는 아내가 몸이 많이 아파서 휴직하지 않았으면 참 어려울 뻔 했다.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여전히 날씨가 더운데도 불구하고 몸이 시럽다고 한다. 마치 박하사탕이 관절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화~한 느낌이 힘들다고 한다. 빨리 몸이 좋아져야 할텐데... 보고 있자니 정말 짠하다. 쌍둥이 가져서 조산기 있어 3개월 입원해 있다가 애 낳고 지금까지 고생은 고생대로 다 하고 몸도 좋지 않고... 아이들이 이제 5살, 꽤 키웠는데 아내도 얼른 건강해져서 조금씩 여유를 가져야 하겠건만... ㅠㅠ


내 수업이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아 고민이었는데 거꾸로교실 관련 다큐를 보게 되었고, 에듀니티에서 주관하는 원격연수도 신청했다. 2학기 복직까지 시간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웬 연수를 신청했나 하고 후회중... 하지만 내 수업을 바꿔 아이들에게도 즐겁고, 나도 즐거운 수업이 된다면 장기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투자라 생각된다.


동적골 가서 평평한 땅을 걷는 것도 숨쉬기만 하던 나에게는 큰 운동이라 생각했는데 토끼등, 중머리재 등을 가본 후 토끼등으로 일주일에 한 두번 올라갔다 내려오다니 정말 놀랄 노자다. 아내가 열심을 내고 나를 오히려 끌어주는 느낌. 등산용 스틱과 등산 바지, 양말, 토시, 무릎 보호대, 아내 등산 바지와 등산화 등등을 구입하여 조금 복장을 갖추고 오르니 몸도 편하고 그럴싸하다. 그 전에는 알록달록 등산복 차림을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무슨 히말라야 오르는 것도 아니고 별스럽게 군다고 생각했는데 필요에 의해 갖춰 입고 다녀보니 괜히 물건들을 사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쓸만하다. 산행을 한 후 내려오면 증심사 입구에 있는 식당들이 "모두" 맛있어 보인다. 실제로도 배가 너무 고파 어디서 먹어도 웬만하면 맛있다. 그 중 한 식당


증심사 황태국수

(062) 222-4653

증심교에서 내려와서 바로 왼편에 있는 식당


황태모밀국수도 먹어봤는데 황태국수가 더 나은 것 같다. 느낌이 뭐냐면, 중3 때 양림동에 1년 살았었는데 그 때 아는 대학생 형들과 천변 포장마차에서 먹었던 국수 느낌이었다. 맛.있.어...


밤이 되면 아이들이 춥지 않게 적당히 방문을 닫아줘야 하는데 아내도 그렇고 나도 잠이 들면 중간에 일어나 방문을 닫는 것이 잘 안된다. 그래서 작년 여름부터 하는 말이 무슨 문 닫아주는 기계 있었으면 좋겠다였다. 그러던 중 한 2주 전에 아내가 문을 닫는 방법을 고안했고, 내가 아두이노로 구현하기로 하여 열심히 공부를 했다.


이미 만들어진 기판에 주어진 부품들을 납땜만 하여 소리가 나거나 빛이 나는 키트만 해 본 나에게 부품들 간의 관계를 고려하여 회로도를 구상하고 부품 간 구동을 C 언어로 구현하는 것이 상당히 버겁긴 했지만 얼추 어떻게 만들것인지 정해서 필요한 것들을 주문했다. 토요일에는 모터 쉴드가, 오늘은 아두이노 보드가 도착했다.


흥분해서 보드를 연결해 보드만으로 해 볼 수 있는 basics / blink 를 해 보았다. 된다^^; 나머지 부품들이 오면 만들어야지. 짬이 되면 블로그에도 글을 써 보고...


다행히 큰 아이 알레르기가 많이 호전되어 이젠 우리밀 밀가루도, 떡이나 김에 발라진 기름도 먹어도 괜찮은 것 같다. 할렐루야! 아내의 건강만 나아지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무덥고 습한 여름, 거꾸로교실과 아두이노 문닫기 프로젝트로 잘 보냈으면 좋겠다.

Posted by 초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