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내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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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20 아드레날린 주사 맞다
7/18, 방학 하루 전.

1학년 OO덕 학생이 1학기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앞으로 나와 내게 하는 말:
"선생님 덕분에 1학기 영어 성적이 많이 올랐어요, 감사합니다."

새끼. 눈물 나잖아. 그렇게 무방비 상태에서 아드레날린 주사를 꽂으면 어케 하냐?

신규 임용 되어 한 학기를 마치고 이제 방학에 접어든다. 방학 전 1~2 주는 정신 없이 보낸 것 같다. 수업 시간에는 기말고사 오답노트 개별 검사 및 재검, 2학년을 위한 2008 고입 검정고시 영어 문제 풀이 등으로, 그 외 시간에는 기말 성적 처리와 기타 출결 관련 담임 업무 및 2학기 있을 동부교육청 영어축제 관련 업무, 중간 대비 기말 점수 향상자 챙겨주기 등으로...

1학년 영어 교과서 선정 문제로 내일 출근한 후 며칠 숨 좀 돌리며 와이프 챙겨주다가 28일부터는 3주짜리 영어 직무연수. 8/15 빨간 날도 무시하며 직무연수를 마치고 나면 8/19부터 출근. 8/20 개학. 방학 다 갔네? ㅠ.ㅠ

어제 학생부장 선생님 퇴근하시며 하신 한 마디가 한 학기의 수고를 씻어준다. "한 학기 동안 참 수고 많았어요."

교사가 아닌 사람은 방학이 있는 직업이 어디 있느냐며 "교사 같은 직업" 운운하며 비판적으로 이야기한다.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교사 되기 전 바로 내가 와이프에게 했던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교사는 방학이 없으면 죽는다는 것을. 추상적인 고생한다는 죽음이 아니라 실제로 죽는 죽음. 훈장 똥은 개도 안먹는다는 속담처럼 몸과 정신이 고생하기가 이루 말할 데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암튼, 1학기를 잘 마쳤다. 여전히 아이들을 이해해 가는 과정에 있으며 수업 준비를 어떻게 더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지만 정신 없이 허둥대는 모습은 조금 진정이 되었으니 다행이라 생각한다. 아직 배울 것 많고 경험하고 싶은 것 많으니 조급해하지 말고 차근차근 나가보자꾸나. 토닥토닥... 고생했다, 월자.
Posted by 초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