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내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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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28 정말 엄청난 뉴스들이 매일 쏟아지는구나...
새 정부의 영어교육과 관련하여 하루가 멀다하고 각종 소식들이 들려오는데 모두 하나같이 핵폭탄과 같은 변화를 수반하는 내용이어서 정신이 없을 정도이다.

정부가 국민들의 관심을 얻고 나아가 지지를 얻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 제일 효과가 좋고 자극적인 것은 공포정치이다. 공포(fear)정치란 무엇인가? 무언가 위협이 될 수 있는 요인을 크게 부각시켜 공포심을 유발시키고 방어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어 정부의 말을 듣게 하고 정부가 하는 일에 찬성하도록 만드는 정치를 말한다.

미국이 9.11을 통해 이라크를 침공할 때 사용한 것이 대표적인 공포정치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 대선이나 정치가 어지러울 때마다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을 언론을 통해 부각시켜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고 불안감을 고조시켜 정부의 말을 듣게 해 온 것도 공포정치의 일환이다.

이제 공포정치는 약발이 약해진 감이 있다. 인터넷이나 자유로운 의견개진이 어느 정도 가능해져 무조건 겁을 주어 말을 듣게 하는 것이 잘 안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정부는 공포를 느낄 거리를 제공하는 대신 국민들의 시선을 붙잡을 수 있는 관심거리를 제공하는 것 같다. 시선을 돌리고자 함에는 변함이 없으나 대상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온 국민이, 적어도 자녀가 있는 국민은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교육, 그것도 영어교육을 통해 시선을 돌리려는 것이다. 입을 딱 벌릴 정도로 희한한 정책을 매일 토해 내면서...

그럼 무엇으로부터 시선을 돌리려 하는가? 다른 무겁고 반발을 불러일으킬 만한 모든 주제들로부터일 것이다. 의료 보험 제도 개선이라든지, 기타 일본의 앞잡이였거나 기존 기득권이 행복해 할 모든 정책을 영어교육에 쏠린 국민의 시선들 밑으로 진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을 보수꼴통 언론 중 하나가 "잃어버린 10년"으로 묘사했다고 한다. 어떤 블로거의 말마따나 10년 동안 씹을 거리를 제공했으니 해당 언론에게는 잃어버린 10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암튼, 지난 10년 동안 정부는 국민 대다수가 의료 혜택과 복지를 고루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이런 저런 모양으로 억제, 혹은 조절을 해 왔다. 그런데 새 정부는 신자유주의에 확실하게 입각하여 의사들도 돈을 더 잘 벌게 해 주고 기존에 돈 벌던 사람들도 더, 더 잘 벌게 해 주기 위해 노력할 모양이다. 의사들, 돈 지금도 잘 벌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의대 입학해서 전문의까지가 긴 여정이긴 하지만 임용처럼 TO를 두고 경쟁해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일정 점수만 맞으면 합격하는 의사고시를 치르고 나면 제약회사들에서 바치는 각종 리베이트부터 시작해서 사회의 보장된 계층으로 유지되는 것이 의사들이다. 돈을 잘 벌면서 왜 더 잘 벌려고 할까? 의료보험 제도가 바뀌게 되어 의사들이 돈을 더 잘 벌게 되면 그 추가 비용 부담은 바로 일반 서민들의 몫이다. 친미 사대적인 경향의 새 정부가 미국의 의료 보험 제도와 유사하게 진행을 하게 된다면 화씨9.11의 마이클 무어 감독이 만든 Sicko 영화처럼 가진 사람은 혜택을 누리고 없는 사람은 돈이 없어 병원에도 가지 못하게 되는 끔찍한 일이 생기기 시작할 것이다.

의료 보험 제도 개선(개악이라 해야 겠지?) 외에도 기득권을 친절하게 배려할 정책들은 많을 것이다. 부동산, 대기업 등등등. 최대한 영어교육을 부풀리고 때려서 다들 거기에 신경을 쏟게 만들고 뒤로 살살 다른 것들은 넘기고...

그런데 앞에서 다른 정책들을 넘기기 위한 방패막이로 사용되고 있는 영어교육 개선 건도 들여다 보면 큰일 날 조짐이 훤히 보인다. 이주호는 누구인가? 바로 미발추와 군미추를 지지하여 법안 통과 시킨 사람이다. → 관련링크

교사가 되기 위해 시험을 통해 자신을 준비하여 현장에 나가야 한다고 하는 교원 임용 경쟁 시험이 처음 실시되었을 때 사범대 학생들의 반발이 있었다. 사범 대학 나오면 그냥 교사가 되어야지 웬 시험이냐고. 그래서 막말로 배째고 임용고시를 치르지 않고 그 동안 다른 일을 하거나 애 낳아 기르다가 이제 교사 직업 괜찮은데 어떻게 좀 해 볼 방법이 없을까 하여 정치인들에게 로비하고 전교조와 손잡고 말도 안되는 커트라인으로 합격을 하거나 별도로 지나가던 개도 합격할 쉬운 문제를 만들어 억지 합격을 시킨 후 교단에 내보내는 일이 있었다. 바로 군미추와 미발추이다. 사립대 사범대는 그나마 배제되고 국립대 사범대생들에 한하여 이런 막강한 배려를 해 주었었다. 몇년에 걸쳐 지금 이 순간까지도 바로 옆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사람은 다양한 시대에 태어난다. 내가 지금 이 시대에 태어나 이 시대에 맞는 방식으로 살려고 애쓰는 것처럼 각자 자신의 시대에 맞게 노력하여 앞길을 열어야 한다. 그런데 이 미발추 와 관련된 인간들은 이러한 시대에 맞는 생존 개념을 철저히 무시하고 로비를 통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시도, 성공한 사람들이다. 시대에 맞게 교사에게 요구되는 자질을 갖추는 대신 쉬운 방법으로 교단에 서려고 하는 이들이 과연 참다운 교사가 될 수 있을까? 소위 "참교육"을 부르짖는 전교조 건물에 미발추 사무실이 있다는 사실은 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상충되는 이야기 아닌가? 어떻게 이런, 걸맞는 노력을 기울이는 대신 다른 힘, 즉, 金力을 쏟아 교단에 선 작자들이 "참교육"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공교육을 살리고 참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사람들을 교단에 세워야 한다는 기본 중의 기본을 무시하는 의원나리, 이주호가 이젠 영어교사도 마음대로 뽑겠다고 나섰다. 물론 그간의 작태를 볼 때 놀랄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이제 막 딴 사람이 바로 실무에 투입되어 기업의 SI 수주형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없듯 몇 개월짜리 테솔(TESOL) 자격증 딴 사람이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할 때 정말 가슴이 터질 듯 갑갑함을 느낀다.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했듯 나는 기본적으로 영어교사는 영어를 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토익 점수도 곧잘 나오고, 말하기와 쓰기도 되고, 물론 듣기/읽기/말하기/쓰기의 4가지 영역(4 skills)을 가르칠 수도 있고.... 하지만 교사는 말하고 쓰기만 잘 하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은 현재 체력 조건 상 농구를 못하거나 설사 농구를 잘 해 본 적이 없어도 농구팀을 훌륭하게 이끄는 농구 코치와 1:1 비교를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으나 교사 자신의 영어 실력만이 교사를 평가하는 항목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교사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을 파악하고 각각의 학생들에 대해 교육학과 전공 교육학에 의거 스스로 공부해 나갈 수 있도록 자양분을 공급하며, 지식의 전달과 아울러 전략적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정의적(affective) 배려를 덧씌워 주는 직업이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학생이 스스로 움직이는 동기를 갖추고 당면한 과제를 넘어 평생 살아가며 부딪치는 모든 일에 취사선택하며 자신의 소질을 살려 새로운 세대를 이루어 발전하게 만드는 직업인 것이다. 자신이 무엇을 잘 하는 것과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는 것은, 감히 말하건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일이다. 영어를 듣고, 말하고, 읽고, 또 다소 쓸 줄 안다고 해서 교단에 서서 영어를 가르칠 수 있다고 착각하는 인수위와 이주호는 문자 그대로 "탁상공론"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아, 자기가 총장으로 있는 숙대 테솔 과정을 홍보하느라 광분하는 이경숙 인수위원장도 빼먹을 뻔 했다.

이런 일화가 있다. 중등 영어 교사 자격증(정교사 2급일듯)을 가진 사람을 한 초등학교에서 불러다가 기간제로 채용, 영어 수업을 시켰다. 어떻게 수업을 하나 하고 들여다 보니 칠판에 S → V 이러고 있더란다. 여기서 S는 subject(주어), V는 verb(동사) 렸다. 애들 왈, 우리 담임 선생님이 영어 더 재미있게 가르쳐 주세요, 영어 선생님 바꿔 주세요~ 하더란다. 바로 짤렸다고 한다. 학생에게 영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관련 서적과 영어교육론 학업을 접한 중등 영어 교사도 초등 학생에 맞게 준비하고 연구하여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수업을 하는데 실패했다는 말이다. 그럼 이런 영어교육과 교육 전반에 관한 공부가 "전혀" 없고 테솔 자격 따고 외국 물 좀 먹은 사람들, 혹은 영어"만" 좀 한다는 어중이떠중이들이 일선 현장에서 어떤 교육을 할 수 있겠는가? 자신이 배운 테솔 내용을 그대로 읊어 주거나 유창하게 혼자서만 떠드는, 따로 도는 교육을 하지 않겠는가 이 말이다. 게다가 영어 좀 한다는 주부에게 한 달 263만원을 주어 가며 4~5년 기간제 교사로 일하게 한 후에 정교사로 전환한다니(관련링크) 경력 5년 초등교사가 한 달 200만원 조금 넘는 돈을 받는 것을 감안할 때 정말 기가 찰 일이다. "영어 좀 하는 가정주부" 자격요건에 해당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나?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로비라도 했나? 사범대에서 영어교육과 전공, 복수전공, 부전공하면서 자신을 닦고 갈아 교사가 되기 위해 준비해 온 전국의 수많은 사람들은 인수위에게는 정녕 자원으로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또, 정부가 그렇게 돈이 많았나? 한 달에 263만원이 누구 집 개 이름이란 말인가? 그 돈을 먼저 써야 할 곳을 인수위에게 가르쳐 주자면, 학급 당 학생 수를 줄여라. 그러면 비단 영어 뿐 아니라 "모든" 교육의 질이 바로 높아질 테니. 경제 성장률 어쩌구 하면서 OECD 이름 팔지만 말고 OECD 기준 학급 당 학생수가 되도록 학교와 교사를 늘리란 말이다. 그러면 공교육 전반적인 발전을 보장한다. 거기에 돈을 쓰고 나서, 그리고 나서 기존 영어교사에 대한 제대로 된 연수와 신규 교사와 사범대 영어교육학과에 대한 질 높은 지원을 부탁한다. 그 다음에는 자격 요건을 갖춘 원어민 보조 교사를 뽑아 배치해라. 여기까지만 해도 돈 수억, 아니지, 수조 들어갈 꺼다. 제발 돈 쓰는 요령을 알기 바란다. 나이도 드실 만큼 드신 분들이 왜 돈 쓰는 요령을 이리도 모를까? 응?

2가지를 다루었다. 영어교육을 방패로 물밑으로 챙기고 있을 기득권 챙기기 움직임에 대해 깨어 있자는 것과, 영어교육 자체에 포함된 말도 안되는 측면들과 정말 투자해야된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에 대해.
Posted by 초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