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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탑과 똥간 휘젓기

유머 2007. 10. 23. 01:52

와이프 학교 화장실이 별로 깨끗하지 않은 모양이다. 화장실 가기가 싫단다. 깨끗한 화장실은 좀 멀고.


군대 있을 때 생각이 난다. 난 95군번에 강원도 화천 사창리에서 군복무했었다.


내무반 막사 위로 좀 올라가면 있던 재래식 화장실. 여름에는 옷에 냄새가 배므로 군복 상의를 벗고 들어가야 하며, 겨울에는 똥탑을 쌓는다. 똥탑이 뭐냐고? 똥을 누면 얼어붙으면서 점점 위로 항문을 향해 올라오는 것이 똥탑이지^^


똥침을 할 수 있는 높이로 솟게 되면 옆에 있는 막가지로 밀어 넘어뜨려 준다. 그리고 그 위로 다시 쌓는다. 공을 쌓는다 이 말이다 ㅎㅎㅎ


막사 개보수화를 하면서 그 화장실을 허물었다. 여름에는 방충망도 치고 짬 낮을 땐 거기서 건빵도 씹어 먹던(그 때 냄새는 어케 참았는지 몰라 우웩) 추억의 똥탑 화장실.


외벽을 허물고 똥통을 똥차가 와서 퍼야 하는데 막사 위 언덕에 있던 똥간이라 길 때문에 작은 똥차밖에 못 올라오는 상황이었다. 작은 똥차는 똥 빠는 힘이 약하다. 따라서 4~5명 정도가 올라가 길다란 막대기로 똥통을 저어 작은 똥차가 빨지 못할 이물질들을 걸러내어야 했다.


내가 상병초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나도 같이 사역을 했고 똥간 한 5m 떨어진 지점에 구덩이를 파고 똥간에서 나온 이물질들을 묻어가며 똥간을 휘휘 저었었다. 별의별 것들이 다 나왔다. 과자봉지는 기본, 팬티에 전투화까지... 젓다가 그런 것들이 걸리거나 떠오르면 옆에 있는 뜰채를 든 놈이 건져 구덩이에 갖다 넣는다. 작은 똥차가 잘 빨도록 그 외 딱딱한 똥판(표면을 덮고 있는 굳어진 막들)도 깨어주면서 휘휘 저어준다.


물론 아래는 반바지, 활동화, 상의는 벗고 작업 중. 그러다가 그만 아주 작은 똥물이 입으로 튀어 들어왔다. 막을 겨를도 없이. 바~로 퉤퉤퉤하고 뱉어냈지만 그 찜찜하고 더러운 기분... 우웩. 하지만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막대기를 휘둘렀다.


작은 똥차가 올라와서 빨아낼 때 쯤에는 일병이하 아해들에게 맡기고 나는 내려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똥탑과 똥물. 몇 안되는 군대 기억 중에서 제일 생생하게 남아 있는 추억의 이벤트.


카테고리를 "엽기"라고 하나 또 만들어야 하나 하고 고민하다가 그냥 유머에 적는다. 뭐, 엽기유머 아니겠나? ㅋㅋ

Posted by 초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