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내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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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26 두껍아 두껍아 새 교과서 줄게 더 새 교과서 다오~

교과부: 야, 철수야, 너 내후년에 새 핸폰 나오니까 바꿔야 겠다.
전국의모든교사와학생: 응? 지금 핸폰 올 초에 샀는데? 난 한 번 사면 5년은 써.
교과부: 웃기지마. 2년 쓰면 잘 쓴 거니까 내후년 초에 바꿔.
전국의모든교사와학생: 웅... 근데 어떤 모델이 내후년에 나오는지 어떻게 알아?
교과부: 어, 글쎄 모델이나 사양, 기능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일단 제조사를 선택해. LG로 할래, 삼성으로 할래? 아님 HTC? 애플?
전국의모든교사와학생: 근데... 모델도 보지 않고 제품명도 모르는데 어떻게 제조사를 선택해?
교과부: 잔소리 말고 하라구. 지금 핸폰 내후년엔 무조건 못쓰니까...

 

내후년에 이사가셔야 하는데요, 아파트 건설회사를 고르시죠.
예? 모델하우스는요? 집 모양과 자재, 평수 같은 것을 좀 알고 나서...
어허! 삼성, 모아, 현대 등 건설회사 중에 마음에 드는 건설회사를 먼저 정하라니까요!!!

웃기지도 않는 위와 같은 시츄에이션이 얼마 전 있었다.
학교 도서관 사서가 전화를 해 왔다.
“선생님, 개정 교육과정을 적용한 교과서를 다시 선정해야 한데요. 그런데 교육청에서 출판사를 정해서 보고하래요.”
“예? 지금 막 새 교과서를 쓰기 시작했는데, 이 교과서 나쁘지 않은데 바꿔요? 또, 지금 만들지도 않았는데 출판사를 정하라니요?”
“그러게요, 근데 정해서 보고하래요.”
“그럼 영어과는 일단 현재 교과서의 출판사를 유지하도록 할게요. 집중이수에 해당되지 않는 상황이니까요...”

문제 많은 2009 교육과정(본 블로그의 글 링크)을 위한 교과서 제작을 정부가 꽤나 서두르는 모양이다. 그럴 수밖에. 사방팔방에서 욕을 먹고 있으니 “교과서는 보다시피 준비가 되었다!!” 라고 말하고 싶겠지. 미친...

2013년에 2009 교육과정 교과서를 적용하겠다고? 그럼 바로 내년(2012) 여름이 되기 전에 20개가 넘는 출판사에서 학교에 교과목별로 완성본을 보내어 검토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위 7월 14일자 신문에서 스캔한 글에 언급되어 있는 것처럼 1년반이 걸리는 제작 작업을 지금부터 9개월만에 끝내야 하는 일이 생긴다.

내가 몇 년째 중3 영어를 가르치고 있지만 중3 영어 교과서가 작년에 선정되어 올해부터 바뀌었거든? 그런데 올해와 내년 2년 쓰고 2013년부터는 새로 교과서가 바뀐다고? 그렇게 하기 위해 내년에 또 20여종 교과서를 검토하고 선정해야 한다고? 아니, 차라리 선정은 어렵지 않지, 교과서를 다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인데 그럼 그 2년만에 바뀌는 교과서 개발 비용은 누가 감당하나? 고스란히 교과서 값 인상과 더불어 의무교육인 관계로 국민들에게 전가되지 않겠는가?

4대강 삽질 서둘러 하느라 현장에서 얼마나 안전수칙이 어겨지고 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면 건설이든 교육이든 정말이지 이 정부는 정말 “하청” 정부라 할 수 있겠다. 서둘러 빨리빨리, 말도 안되는 일정으로 일단 끝내고 보자. 된다고 말하고 밀어붙이자! 아직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고 문제가 많이 생기고 있지만 잘 될 것으로 믿고 일단 시작하자!

Posted by 초월자